비생물적인 요인

우리 배추가 바이러스 인가요?

오늘을 살아 2022. 9. 14. 22:21

고구마가 8월부터 수확을 시작해서 한꺼번에 수확하지 않고 조금씩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출하를 하고 계시는 농가분들이 늘고 있어요. 요즘은 고구마를 인증 신청하신 분을 대상으로 인증심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시료 분석을 위해 고구마와 토양을 시료 채취하고 현장심사를 마치려고 하는데

" 우리 배추가 바이러스에 걸린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런 증상을 바이러스라고 하던데. "

" 우리 배추가 바이러스인가요? "

라고 물어오셔서 같이 배추가 심겨진 곳으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심겨진 배추를 살펴보니 주인장이 걱정할 정도로 배추 새순 부위가 불특정 하게 황화 증상을 보이고 있네요.

배추 새순 부위에서 바이러스 유사증상을 보입니다.



올해 김장을 하려고 심은 배춧밭 전체에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네요.



배추 한 그루씩 살펴보면 황화증상은 같지만 황화 된 증상을 보이는 모양이 모두 제각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특정한 황화 증상은 바이러스로 보기가 어려워 최근 주신약이 있느냐고 물어보아요. 그러자 나방 방제를 위해 주신 약이 있다고 농약장에서 가지고 오시네요.



농약안전사용 기준에 따라 배추에 등록된 약을 주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시겠다고 말씀하셔서 농약 포장지에 붙어있는 설명서 중 사용자가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 약해 및 약효에 관한 사항을 알려드렸습니다. 포장지에는 ' 이 농약은 십자화과 채소(배추, 무, 양배추, 쑥갓 등)의 유묘기 사용 시 약해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 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배추에 등록된 약제라고 하더라도 유묘기에 경엽처리 시 약해가 발생되므로 사용에 주의하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주의 경고 마크가 있는 부분에는 해당 약제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므로 농약 사용자는 이 부분은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이 농장주 분께서는 배추가 바이러스에 걸린 줄 알고, 다시 배추 모종을 사다 다른 밭에다 심으셨다고 하시는데요.

제가 위의 사례에서 말씀드리는 싶은 부분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 인터넷 등에서 수집한 정보에 대해 100% 확신을 가지고 병을 진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같은 병징으로 보여도 사실 병징만으로 병을 진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농장에서 병이 발생할 때에는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고, 약 처방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둘, 농약을 살포하기 전 포장지를 꼼꼼하게 읽어 주세요. 포장지에는 농약에 대해 주의사항과 안전사용기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주의 경고 마크는 매우 중요하므로 꼼꼼히 읽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이번 배추 사례의 경우는 일시적(약제살포 후)으로 발생한 황화 증상은 새잎이 나오면  회복을 할 수 있으니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빨리 세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요소 0.2%를 타서 관주처리 해주시면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출장을 마치고 돌아옵니다.

새로 나온 새순은 정상 잎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