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M을 꿈꾸는 사람들
호박의 생리적 낙과 본문
이전 호박에 황화 증상이 있어 컨설팅을 해 드렸던 농가분께서 ' 호박이 힘없이 과실이 떨어진다 '고 연락이 옵니다. 현장에 도착하여 살펴보니 비닐캡에 씌워서 잘 자라고 있던 호박이 힘없이 떨어지는 생리적 낙과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 왜 호박이 떨어지는 건가요? " 하는 농부님의 질문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전에 토양검정을 실시한 결과 모든 양분이 정상의 범위를 벗어나 있으며, 전기전도도가 18.8 dS/m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그 정도의 전기전도도에서 호박이 자라고 있는 것 만으로 농부님의 노고와 정성을 느낄 수 있었지만
전기전도도가 높으면 마치 소금물에 절여놓은 배추처럼 팽압을 잃고 수분이 식물체에서 토양 족으로 빠져나가 토양에 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식물체 내 수분 부족으로 팽압을 잃고 시들게 되며, 결국 수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서 고사될 수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스트레스(stress)란 식물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는 외부환경을 말하며, 식물이 겪는 중요한 스트레스는 건조와 수분과다와 같은 수분스트레스, 고온과 저온과 같은 극단적인 온도에 의한 스트레스와 물리적인 요인에 의한 스트레스, 염분 및 살충제나 각종 환경오염물질 등의 화학물질에 의한 스트레스 및 병원균 등의 생물체에 의한 스트레스 등 다양합니다.
오늘은 이들 중 수분스트레스에 관한 내용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전기전도도가 높은 토양에서 자란 호박은 토양수분을 놓고 토양과 식물체 내의 토양 이동에 대해 항상 경합을 하여야 하는 수분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마치 솔로몬 왕이 지혜에 나오듯 한 아이를 놓고 두 여인이 서로 자기 아이라고 다투는 모양입니다.
어쩌다 호박이 뿌리털을 통해 힘겹게 수분을 빨아올린다고 해도 다시 식물체 각각의 기관은 수분에 대해 경쟁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는 정단부위인 생장점 부위의 새순과 열매가 크게 자라는 비대 성장을 하는 생식 저장 기관과의 경쟁입니다.
이들은 수분에 대해 생장이 왕성한 성장 분열기관과 과실과 열매를 키우는 생식 저장 기관과의 수분을 둘러싸고 싸워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열매처럼 수분을 많이 필요하는 저장 기관은 정단 부위의 성장을 위해 항상 양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는 식물 성장호르몬의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창 자라고 있는 과실의 수분은 역으로 성장 부위의 생장점 성장을 위해 양보를 해야 하지요.
과실의 비대와 품질에 미치는 수분 스트레스의 영향을 보면, 과실 발육기에 있어 수분부족은 잎과 과실 간의 수분 경합에 의해 과실 발육이 불량해지고 숙기도 지연시킵니다. 또한 식물이 수분 부족 상태가 되면 우선 기공을 닫아 수분손실을 막으려고 하기 때문에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의 공급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광합성이 줄어들게 되어 잎은 작아지고 양분 부족에 의한 황화 증상과 양분의 경합은 더욱더 심해지게 됩니다.
결국 호박은 잘 자라다가 열매가 힘겹게 떨어지고, 꽃떨이 현상이 일어나게 되며 자라고 있던 열매도 성장을 멈추는 뾰족과가 되어버리게 됩니다.
호박의 통풍을 위해 아래쪽으로 시원하게 따버린 호박잎수의 부족은 호박이 자랄 수 있는 양분을 만들 수 있는 광합성량을 줄어들게 하여 과실이 자라는데 필요한 양분의 부족을 더욱 초래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분 경합에 의한 스트레스와 양분 부족은 어느 정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단 부위의 적심을 통해 양분을 과실 쪽으로 돌려놓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적심에 의해 더 이상 자라지 못하므로 수확을 일찍 끝내야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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