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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디를 지켜라~!

오늘을 살아 2021. 6. 13. 13:23

언제 였는지도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게
우리 집 앞마당에
오디나무가 자랐다.




올해 처음 꽃이 피더니
오디가 매달렸고,

나는 내심 좋아라 하면
익기만을 기다렸다.

아침마다
까맣게 익은 오디를 따먹을 생각에
부푼 기대를 안고서,

아침 일찍 마당에서
까치가 운다.

바로 그 녀석이
내 오디를
나보다 먼저 먹어 버렸다.

나는
까치가 쪼아놓은
오디를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얄미운 녀석

어찌 알고 익은 건만
쏙쏙 골라서 쪼아 먹는지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그 녀석이 울지 않는다.

내 오디도
하나 둘씩 빨개진다.

오디가
드디어 내 차지가 되었다.

따먹어본 오디는
달콤 새콤하다.

어릴 때 먹던 맛이다.


 

 

그런데
먹다 보니

하얀색 오디가
눈에 들어온다.

오디 균핵병에 걸린 오디다.


 

 

다음 해
균핵병 예방을 위해

따서 모아 멀리 버리러 간다.

내년에도
까치와 균핵병으로부터
내 오디를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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