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M을 꿈꾸는 사람들

포도밭 청개구리(2) 본문

귀촌갤러리

포도밭 청개구리(2)

오늘을 살아 2022. 7. 27. 19:37

포도농사를 짓으면서 가장 많이 접촉을 한 녀석은 당연 모기다. 엉덩이, 손등, 허벅지 안 가리고 여지없이 물어댄다. 그러면 빨갛게 부어오른 살에다 물파스를 바르며 통증을 달래야 한다.

다음은 거미다. 벌레들을 잡아먹기 위한 덫을 쳐 놓은 거미줄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마지막으로 만난 애는 청개구리다. 처음 청개구리를 봤을 때는 너무 귀엽고 신기했다.

' 요새도 청개구리가 다 있네... . '

그런데 자주 보다 보니,

' 애네들이 왜 포도밭에 있지? '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누군가 의문이 들면 해결해야 속이 시원하지 않든가.

포도밭에 청개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고심 끝에 답을 내렸다.

해답은 바로, ' 거미줄 ' 이였다.

우리 포도밭에는 약을 잘 안 친다. 처음 동절기 해충 방제를 위해 석회유황합제를 한번 뿌리고는 나서 포도봉지 싸기 전에 탄저병 예방을 위한 살균제와 살충제를 혼합해서 딱 1번 포도송이에게 약에 쳤다.

이마저도 힘들었다. 10L짜리 분무기를 등에 지고 500평 가량 포도밭을 오가며 약을 치는 것은 막노동 수준에 가까웠다. 몸살이 나는 후유증을 앓고는 다시는 약을 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벌레가 잘 살고 있다. 포도잎에 구멍을 뚫는 장님애무늬노린재와 응애도 산다. 그리고 이들을 포식하는 거미도 산다. 그래서 자연스레 거미줄도 많다. 이들 거미를 잡아먹는 청개구리도 산다.
완전 먹이사슬이다.

다음에는 청개구리를 잡아먹는 " ㅇㅇㅇㅇ " 도 나오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된다. ;;;;




'귀촌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도밭 파수꾼  (0) 2022.08.15
영리한 까지?  (0) 2022.08.15
포도밭 개구리  (0) 2022.07.17
청보리 예초  (0) 2022.04.10
포도 발아 준비  (0) 202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