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M을 꿈꾸는 사람들
방제의 첫 걸음 본문
포도농사를 짓으면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병은 뭐니 뭐니 해도 포도 갈색무늬병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포도 갈색무늬병(Leaf Spot)은 포도나무 잎에 발생하는 병으로 6월의 강우로 인해 형성된 분생포자가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침입하여 약 15일의 잠복기간을 거쳐 병반을 형성하고, 6월 하순 ~ 7월에 발생을 시작으로 8 ~ 9월에 대발생이 되기 때문이다.
갈색무늬병원균이 발생하게 되면 일찍 낙엽이 지므로, 과실의 당도를 20% 까지 감소시키며 월동과 다음 해 착과, 결과지 생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포도나무 어마 무시한 피해와는 달리 포도 과원에 들어갈 때마다 보이는 병든 나뭇잎은 농부의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건강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나 할까???(나만 그런지도 모르지만... .)
암튼 여러모로 캠벨 포도나무에서는 두고두고 골칫거리인 갈색무늬병은 약제로 완전 방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나처럼 약 치기 싫어하는 게으른 농부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포도 과수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포도 순치기다.
왜냐하면 곁순을 제거하고 나면 또 튀어나오고, 또 나오고, 계속 나오고,,,,,,,,,,,
정말이지 지겹게 나온다.
그러므로 곁순 제거작업과 동시에 갈색무늬병을 방제할 수 있는 방제 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법은 한 하나~!!!
갈색무늬병에 걸린 잎을 조기에 제거하는 일이다. 갈색무늬병이 걸린 잎은 처음에는 작은 점무늬가 생기지만 갈색으로 변하며 병이 진전됨에 따라 병반이 점차 확대되어 서로 합쳐져 결국 일찍 낙엽이 된다. 그러므로 병이 걸린 잎은 결국에 땅에 떨어지게 된다.
땅에 떨어진 잎을 제거해 주지 않는다면 갈색무늬병 분생포자는 병든 낙엽 조직의 균사나 분생포자 상태로 겨울을 지내다가 다음 해 개화 직후 강우에 의해 형성된 분생포자가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침입하는 전염 생활사(병환; disease cycle) 사이클을 돌게 된다.
자 ~ 이제 완벽한 계획(?)을 세웠으니,
이제 실천을 해볼 차례
맨 먼저 하는 일은 병이 든 나뭇잎을 찾아내는 일이다.
" 바로 저기에 있군. "
" 꽁꽁 숨어 있어도 너는 너무나 잘 보여. "
다음은 잎을 신속하게 따는 일이다.
땅에 떨어진 낙엽도 다람쥐처럼 주워서 모아야지~
마지막으로 병든 나뭇잎은 투명한 지퍼백에 남는다.
밀봉한 지퍼백은 공기가 통하지 않게 닫아준 다음,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놓아두면,
드디어 끝~~~~
햇볕을 받은 지퍼백의 내부 온도는 약간의 수분이 있으면 60도 이상 올라간다. 그러면 갈색무늬병원균은 사멸하게 된다. 이 원리는 agar 배지를 찔때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갈색무늬병원균 방제에도 활용해 보았다.
갈색무늬병뿐만 아니라 다른 병들도 약제 방제도 중요하지만 병든 낙엽이나 식물체를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방제의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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