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가 바닥에 떨어져요.

복숭아 화성 로컬푸드 인증심사를 갔다가 길거리에서 직접 키운 복숭아를 팔고 계시는 분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었어요.

올해 복숭아가 하도 많이 떨어져서 과수원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데 너무 속상하시데요. ㅠ.ㅠ


선별 중인 복숭아를 보니 크고 모양이 이쁜 복숭아가 물려 썩어가고 있네요.

 

 
 

 
 

 양해를 구하고 선별작업 후 따로 빼어놓은 무른 복숭아를  골라 시료 봉투에 담아 센터로 돌아옵니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의 병해충종합관리실에 의뢰하여 병 진단을 맡겨 봅니다.

 

물러 썩어들어가는 복숭아 병징 부위에서 포자를 채취하여 찍은 사진을 보내주셨는데요. 분생포자경 위에 타원형의 Monilia형 분생포자를 연쇄상으로 형성한 전형적인 복숭아 잿빛무늬병(Monilinia  fructicola) 포자의 형태입니다. 
 

 
 

 
 

 복숭아 잿빛무늬병(brown rot)은 복숭아, 자두, 살구 등 핵과류에서 개화기와 과실 성숙기에 비가 많이 오는 해에 발생이 심합니다. 잿빛무늬병에 의한 수량손실은 1차적으로 과수원에서 과실 부패를 일으키지만 과실의 운송 및 판매 중에 발생하여 더 심각한 손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병에 의한 최초의 병징은 먼저 꽃에서 나타나는데요. 겨울을 난 병원균은 꽃 피는 시기에 가지가 먼저 감염되고 열매로 확산됩니다. 열매가 감염되면 표면에 작은 갈색반점이 생겨 점차 번지다가 결국 물러 썩게 됩니다.

그리고 잿빛의 분생포자 덩어리가 감염 부위의 표피를 뚫고 과실의 표면으로 나오게 됩니다.  부패된 열매는 수시로 떨어지거나 또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로 말라서 미라화 되거나 땅에 떨어져 미이라화가 됩니다. 
 
 

 
 
 이 병원균은 땅에 떨어진 과실, 미이라처럼 말라 가지에 붙어 있는 과실, 전년도 가지마름 증상을 보인 가지 내에서 포자나 균사 형태로 월동합니다. 겨울을 보낸 병원균은 초봄에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되면 다시 발아하여 포자를 형성합니다. 이 포자는 비나 바람에 의해 전반 되고, 월동한 병원균은 맨 먼저 꽃을 감염합니다.

과실에서 병 발생은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빠른 경우 6월 초순, 늦은 경우 8월 초순부터 시작하여 발병 최성기는 8월 말입니다.

 이 분생포자는 바람이나 빗물에 의해 비산하여 전반 됩니다. 또한 과실이 성숙하는 동안 곤충이나 조류도 역시 포자를 전반 시킬 수 있습니다.

수확기에 건전하게 보이는 과실도 포자에 오염되거나 잠복감염이 되어 있을 수 있어 저장과 수송 중에 부패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와 같이 잿빛무늬병은 복숭아 전 생육기간 동안 계속해서 복숭아를 감염하고 특히 수확기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병으로 주의가 필요한 병입니다.


 잿빛무늬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포장위생이 가장 중요합니다. 땅에 떨어지거나 썩은 과실은 모두 수확하여 신속하게 제거하여 전염원을 제거하여야 하며, 나무에 남아 딱딱하게 굳은 미이라화 된 과실도 땅에 묻거나 불에 태워야 합니다. 병든 가지 역시 수확기에 그때그때 잘라서 제거하여야 합니다.
 
  또한 과실을 가해하는 해충, 과실에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즙액을 좋아하는 곤충, 성숙한 과실을 골라 가해하는 조류는 과실에 상처를 내서 병의 발생을 증가하는 원인으로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체이므로 이들을 구제하는 일도 중요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수확과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성숙한 과실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과수원 주변의 야생 핵과류의 관리가 소홀한 경우 병원균의 접종원이 되므로 이를 제거하여야 합니다.

살균제를 사용하여 꽃 피기 직전, 꽃썩이를 방제하기 위한 약제 방제를 실시하고, 병원균의 포자 비산이 높은 6월 이후 과실에 균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수확 몇 주일 전과 수확 직전까지 매주 또는 격주로 정기적 약제방제를 실시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