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M을 꿈꾸는 사람들
인삼 열매가 말라버리는 증상 본문
저번에 오셨던 인삼농가분이
인삼 열매가 말라 간다고 오셨어요.
내년 인삼을 심기 위해서는
인삼 종자를 받아다가 갈무리한 다음
개갑 후 묘로 써야 하는데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채집 가방을 메고
인삼밭으로 나가 봅니다.
인삼 종자가
미라처럼 말라 가고 있어요.
인삼밭에서
보물을 찾는 것처럼 허리를 굽히고
병든 시료를 채집해서
실험실로 가져옵니다.
오는 사이에
말라버린 종자는 다 떨어져 버리고
건전한 종자만 남았네요.
그런데
인삼열매 줄기 끝 부분이
말라있는 것이 보입니다.
줄기의 끝에서 병이 진행되고 있으며
말라버린 면에 있는 종자는
미이라처럼 말라 떨어져 버리고,
아직 마르지 않은 줄기 부분의 열매는
떨어지지 않았네요.
광학현미경으로
병반을 떼어 관찰해 봅니다.
병반 표면에 분생포자경에
단일 혹은 연쇄상으로
거꾸로 매달린 Alternaria sp. 포자가 보입니다.
플레파라트를 만들어
살펴봅니다.
부리가 긴
인삼 점무늬병(Alternaria panax)으로 동정합니다.
병반을 떼어
PDA와 WA에 길러 봅니다.
인삼 점무늬병은
잎, 줄기, 열매 등
지상부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병입니다.
공기전염성병으로
생육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병하며,
특히
요즘과 같은 장마철 습도가 높은 조건에서
발생이 많습니다.
장마철에는
잎에 수분이 장시간 노출되어 젖거나
해가림 시설이 불량하여
포장으로 빗물이 들어와 발생하므로
장마철 누수가 되지 않도록
해가림시설과 방풍시설을 정비하여야 하며,
인삼 잎이 모두 자란 6월 중순 이후
병이 발생하기 전
석회보르도액(6-6식)을
7일 간격으로 예방 살포하고,
병 발생 시
약제 저항성이 생기지 않도록
작용기작이 서로 다른 약제를 선택하여
교호로 살포해 주세요.
병든 식물체를 미리 제거하면
2차 전염원을 제거하여
병 확산을 막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인삼밭을 돌아다니면서
병든 줄기를 제거하시느라
허리가 빠지는 줄 아셨다는
후문이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