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M을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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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원하지 않아!
포도밭 과수원을
개원하기로 마음을 먹고
작년에 포도나무
어린 묘목을 심어서
올해는
포도나무를 눕혀서
수형을 잡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유독 비가 많이 오는
57일 장마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제초작업에 실패하여
풀밭이 되어 버렸어요.
가을이 되고
기세가 등등하던 풀들도
누워 버리는데,
유독 골치가 아픈 녀석이
있어요.
바로
돼지감자 입니다.
이 놈이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한번 들어보세요.
돼지감자는
유럽에서 중국을 걸쳐
17세기 이후
우리나라로 귀화한 식물이래요.
척박한 땅에서도
1~3m까지 자라고,
번식력이 좋아
한 번 심어놓으면
잘라도 잘라도
또 나오고,
작은 종서(씨앗 구근)를 많이 만들어서
이 중 하나만
땅속에 있어도
그 자리에서
대대손손 자라며,
빨라 자라는 특성으로
주변의 풀도 못자라게 할 만큼
억척입니다.
이런 골치 아픈 녀석이
어떤 경로로
우리 포도밭에 들어왔을까?
자세히는 모르지만
포도나무 밑에 뿌릴 박아서
포도의 양분을 탈취하여
본인의 배를 채우고 있더라구요.(얄미운 놈)
포도나무 뿌리와
양분을 경쟁하고 있는
돼지감자의 알뿌리들~
난 널 원하지 않았어~!
그래서 말이야...
'올해는
너를 캐어내어
포도와 더 이상 양분을 경쟁하지 않도록
발본색원하겠어' 라고
마음을 먹고
본격적인
돼지감자 퇴출작전을 세웠어요.
우선
돼지감자가 자라고 있는
포도나무 아래의 흙을 파서
포도뿌리 사이에
생긴 혹덩이(돼지감자 종서)를
하나씩 하나씩
호미로 캐기 시작하였어요.
작은 알뿌리도
빠짐없이 주워 담았어요.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또 다시
억척스럽게
새싹을 밀어 올리 테닌까요.
하나 하나씩
주워 담다보니,
어느 덧 이 만큼이 되었어요.
흙과 풀이 뒤범벅이 된
돼지감자를
깨끗이 목욕을 시키고 나니
말끔이
예쁜 자색 돼지감자가 되었네요.
큰 것들은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께 선물을 하고,
호미에 찍힌 돼지감자는
말려서 돼지감자차로 볶고,
작은 것들은
장아찌와 효소액기스를
담가 보았어요.
포도밭에서는
퇴출되어야 할 잡초이지만
캐고 보니
여러 모로 유용한 돼지감자네요.
아쉽지만
우리집 밭에는
이제 다시는 오지 말아라~
난 널 원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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