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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M을 꿈꾸는 사람들
장맛비가 예고도 없이 소나기가 되어 내립니다. 요맘때는 황순원 님의 소나기가 생각납니다. 서울에서 온 피부가 하이얀 소녀가 이름은 생각이 안 나고(???) 아무튼 그 소녀가 보라색 도라지 꽃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지금 도라지 꽃이 한창입니다. 도라지 꽃이 핀 도라지 사이로 검게 죽은 도라지가 보입니다. 잎이 노랗게 되면서 결국에는 까맣게 죽네요. 뿌리를 캐서 물로 잘 씻어 봅니다. 뿌리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병든 부위를 메스로 잘라서 현미경으로 관찰해 봅니다. Fusarium의 대형 포자가 보이네요. 병든 부위를 PDA배지에 길러 봅니다. 길러진 균총을 떼어 현미경으로 관찰해 봅니다. Fusarium의 소형포자가 보입니다. Fusarium sp. 에 의한 도라지 시들음병으로 진단됩니다. 앞서 설명한 대..
고춧잎이 약간 누렇게 변하면서 서서히 죽어가며 아랫잎이 시들면서 밑으로 처져서 역병의 초기 증상과 비슷한 고추 뿌리썩음병을 소개합니다. 고추 뿌리썩음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Fusarium oxysporum 입니다. 이 병원균은 주로 곁뿌리가 나온 부분으로 병원균이 침입하며, 병의 진전은 느린 편이지만 진전되면 고추 지제부의 둘레가 썩게 됩니다. 병든 부위를 PDA배지에 배양해 봅니다. 시들음병이나 뿌리썩음병을 일으키는 Fusarium 속은 전형적인 토양전염성 병으로 방제가 어렵고, 전문적인 방제약제도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약제 방제보다는 다른 방제 방법으로 병 발생을 예방하여야 합니다. 병 발생이 심한 재배포장은 5년 이상 비기주식물로 돌려짓기를 해야 합니다. 토양산도를 측정하여 토양산도를 pH 6...
고추 탄저병은 주로 열매에서 발생하는데요. 심한 경우, 고추 그루 전체가 말라 죽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움푹 들어간 원형 반점으로 보이다가 나중에는 원형 내지 부정형의 겹무늬 증상으로 커집니다. 병든 부위에는 담황색 내지 황갈색의 포자 덩어리가 형성되고, 심하게 감염된 과실은 미이라처럼 말라 버립니다. 수확 후 건조과정에서 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희나리' 증상이라고 합니다.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과실에서 병이 드는 관계로 농가분들은 탄저병에 대해 많은 방제를 하고 있지요. 병든 고추에서 포자를 떼어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해 봅니다. 탄저병 포자가 엄청 많지요 ~ 이들 포자가 빗방울 타격에 의해 날린 다면 발병률은 엄청 날 겁니다. 병든 부위를 떼어 PDA배지에 배양해 봅니다. 아직 ..
그동안 가물어서 콩이 발아하지 않다가 6월 말부터 시작된 장맛비에 콩이 나고 있습니다. 먼저 비에 나온 콩은 키가 제법 자랐고, 늦게 비 맛을 보고 나온 콩은 아직 유묘라 생육이 들쭉날쭉합니다. 그런데 힘겹게 나온 유묘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본엽이 황화 되고 말라가는 콩 잎 콩 전체가 시들었네요. 콩 지제부가 갈변되고, 본엽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징을 보이는 콩들을 뽑아서 실험실로 가져옵니다. 뿌리 부근을 확대해서 봅니다. 뿌리를 실체현미경으로 관찰해 본 결과, 선충과 유충들이 콩 뿌리를 갈아먹고, 모여 살고 있습니다. 병든 부위를 PDA 배지에 배양해 봅니다. 배양한 결과, 콩 시들음병을 일으키는 Fusarium oxysporum f. sp. tracheiphilum 으로 동정되었습니다. PD..
제목이 요상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해충과 해충에 의해 발생하는 병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6월 9일 자로 올린 " 작물과 잡초 사이 " 라는 글에서 가져온 포장 사진입니다. 노각오이 재배포장의 한켠에는 작년에 심고 제거되지 않은 배추가 있었습니다. 한때는 재배를 목적으로 하는 작물이었지만, 지금은 병해충의 기주식물인 " 잡초 " 이지요. 여기에 성충으로 자라난 벼룩잎벌레가 살고 있고 성충이 배춧잎의 잎사귀를 갉아먹고 작은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작기에 재배하고 있는 노각오이는 어떨까요? 노각오이가 시들고 줄기가 말라죽어 가고 있습니다. 뿌리는 갈변되어 썩어가고 있구요. 뿌리 속을 헤집고 현미경으로 관찰을 해 봅니다. 벼룩잎벌레 부화 유충이 땅속에서 뿌리 표면을 갉아먹..
여름철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줄 시원하고 아삭한 오이밭이 푸릇푸릇해야 하는데 줄기가 말라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줄기에 붙은 잎들이 약간씩 아래로 늘어져 시들다가 점점 진행이 되면 잎이 푸른 상태로 급격히 시듭니다. 병든 줄기는 물러 썩고 후에 말라 버립니다. 뿌리도 갈변되어 썩었습니다. 병든 조직을 TSA배지에 도말을 해 봅니다. 세균이 자라나 오는데요. 이 세균은 무름 증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Erwinia속으로 Erwinia tracheiphila에 의한 세균시들음병 입니다. 이 세균은 오이잎벌레 성충의 소화기관에서 월동한 후, 봄에 잎벌레가 오이 잎을 가해하면서 함께 침입합니다. 침입을 한 세균은 도관 속에서 증식하고 이동하여 식물체에 병을 일으킵니다. 오이의 생육기간 중에 잎벌레 또는 메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