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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

오늘을 살아 2022. 11. 6. 21:13

시골에 산다고 하면 모든 음식재료는 자급자족할 수 있어 좋겠다고 말씀들을 하신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은 생활비가 많이 들지 않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한다. 이 이야기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다르다.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살기로 했다.~ㅎㅎㅎ)

 

왜냐하면 시골에 살아도 음식재료를 모두 자급자족할 수 없다. 특히 육류나 어류 등은 축산업이나 수산업을 하는 일부 축산농가나 어부나 가능한 일이다. 그럼 농산물은 직접 길러 먹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종류의 식재료들을 재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일부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 이들 중 일부의 식재료들을 텃밭에 직접 길러서 먹으면 참 좋겠다고 부러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또한 많은 부지런함이 따라야 하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덜 부지런하다. 그래도 시골에 살면서 모든 것을 마트에 나가지 않고(마트에 가려면 차를 타고 20~30분은 나가야 한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마트가 없다. ㅠ.ㅠ) 직접 길러 먹을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씩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시골에 살면서 처음에는 의욕이 많이 넘쳤던 시절이 있었다. 10평 남짓 텃밭에 고추, 오이, 상추(종류도 여러 가지) 등등을 호기롭게 심었다. 그런데 먹는 것보다 버려지는 것이 더 많았다. 집에서 먹는 양보다 많이 생산이 된다. 나눠 먹는 것도 일거리가 된다.(나눠 줄려고 해도 차를 타고 더 멀리 나가야 한다.) 이런 아이러니가 ㅎㅎㅎㅎ 

 

그러다 보면 점점 게을러 진다. 자고 일어나면 자라는 풀은 이제 풀밭인지 텃밭인지 모르게 된다. 이 정도면 포기 수준이 되어 버린다. 계절이 여러 번 바뀌다 보니 이제 요령이 제법 생겼다. 손이 덜 가면서 저장이 가능하며, 마트가 가서 자주 사게 되는 품목인데 집에서 심어먹으면 마트에 가지 않아도 되는 품목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양파를 자급자족해 보기로 했다. 양파는 여러 식재료에 없어서는 안 될 품목이라 마트에서 자주 구입을 하게 되는데 저장이 가능해서 두고두고 먹을 수 있고, 가끔 오는 지인들에게도 싸줄 수 있다. 여러 모로 쟁여템이다. 

 

양파를 자급자족해 보자

 

아시는 농가분에게서 양파 모종 한 판을 얻었다. 양파 품종이 K-스타라고 적혀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올 여름 담가놓은 포도청 한 병을 드렸다(직접 키운 포도로 담근 포도청임^^). 시골에 살면 당근 마켓보다 물물교환이 편하고 유용하다.

먼저 양파를 심을 땅을 준비해야 한다. 퇴비와 입상규산질 비료를 뿌린 다음 땅을 삽으로 갈아엎고 땅을 곱게 부수어 준다. 그 위에 복합비료를 뿌리고 땅을 가볍게 끌어준 후 유공비닐을 덮었다.

 

양파 모종과 유공비닐을 덮었어요.

 

 

 

유공비닐 한 구멍 당 하나씩 양파 모종을 심었다. 심고 나니 꽤 양이 되네. 올 겨울을 잘 지내고 나면 맛있는 양파를 자급자족할 수 있겠다. 양파 모종을 심는 일로 뿌듯한 주말 한 나절을 보냈다. 그런데 허리가 쑤셔 온다. 농사가 참 쉽지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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