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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M을 꿈꾸는 사람들
옥수수 줄기에 노랗게 반점들이 무수히 찍혀 있네요. 노란 병반은 약간 돌출되어 있고 그 표면에는 적갈색 녹가루가 생겨 있습니다. 실험실로 가져와서 광학현미경으로 포자를 관찰해 봅니다. 여름포자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담자균류에 속하는 옥수수 녹병(Puccinia sorghi)입니다. Puccinia 속은 화곡류, 옥수수, 사탕수수 등을 포함한 재배 또는 야생 벼과식물에서 녹병을 일으킵니다. 어린 식물을 약화시키고 죽이기도 하지만 이보다 더 자주 나타나는 증상은 잎과 뿌리의 생장과 수확량의 감소로 연간 세계 곡물 생산의 10% 감소를 시킵니다. 이는 녹병에 감염된 식물은 광합성률이 떨어지는 반면에 호흡률은 증가하게 되는데, 터진 표피를 통하여 더 많은 수분이 증발하여 식물체의 손실이 많아지게 되며, 정상적..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네요. 나무들이 단풍이 들더니 어느덧 잎이 떨구고 있어요. 고추의 여린 묘가 실험실로 나들이 왔네요. 새로 나온 잎에서 잎의 가장자리가 오그라드는 증상과 피어나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현미경으로 관찰을 해 봅니다. 투명하고 유백색이며 다리가 세 쌍인 차먼지응애의 약충입니다. 차먼지응애는 발육 적온이 15 ~ 20도로 다습한 시설하우스에서 잘 발생합니다. 차먼지응애는 한 세대 기간이 짧아 일단 발생하면 피해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비교적 높으므로 발생 초기에 응애 약제를 살포하면 방제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차먼지응애의 방제를 위해서는 오염되지 않은 건전한 묘를 사용하고, 포장 주위에 기주가 될 만한 잡초는 제거하는 등 종합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대표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옵니다. 예전에 추석특집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리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그런데 식물병 세계에도 추석명화 못지 않는 어마무시하고 으시시한 영화같은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식물의 피를 빨아먹고 살며 병을 옮기는 고등기생식물 중 새삼 이야기를 오늘 해드리겠습니다. 새삼은 토사자라고도 불리며 뿌리도 없는 한해살이 덩굴성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강정제로 약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식물병 측면에서 보자면 새삼은 식물을 감염시켜서 약하게 하고, 활력을 잃게 하며 때로는 식물을 질식시켜서 죽게 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식물로부터 다른 건전한 식물로 바이러스를 옮기는 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새삼에는 여러 종이 있는데 일부는 콩과식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새삼은 다른 ..
오이 시설재배지에서 오이의 잎이 시들고 오이의 초세가 쇠약해지고 있다고 연락이 오네요. 뿌리를 흐르는 물에 씻어 관찰을 해 봅니다. 뿌리가 군데군데 갈변되고 검게 썩어 있네요. 뿌리의 껍질이 벗겨지고 세근과 2차근이 거의 안 보입니다. 뿌리의 표면에 검은 점들이 박혀 있습니다. 검은 점처럼 보이는 병반을 떼어서 현미경으로 관찰해 봅니다. 둥근 모양의 자낭들이 보입니다. 이 자낭안에는 둥근 포탄 모양의 단 하나의 자낭포자만이 들어 있습니다. 이 병은 오이, 멜론, 수박, 참외 등 박과류 식물에서 검은점뿌리썩음병을 일으키는 Monosporascus cannonballus입니다. 이 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병징은 잎의 발육이 나빠지고 황화 되며 괴사 됩니다. 점차 초세가 약해졌을 때는 수확 전 약 10 ~ 14..
이제 무에 이어서 배추 무름병의 특징과 방제법을 알아볼게요.~ 배추 속도 무름 증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열흘간 길었던 추석이 지나고 다른 배추가 방문했네요. 무름이 진행되는 것이 눈으로 확연히 보입니다. 병든 조직에서 즙액을 추출하여 LB배지에 도말해 봅니다. 크림색의 콧물같은 세균 콜로니가 형성됩니다. 배추와 무에서 발생한 무름병은 병 발생 이후 약제방제가 어려워 대부분 포장 위생과 경종적 방법에 의존합니다.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서 재배하고, 공기가 잘 통하도록 재배 간격을 충분히 확보하고, 벼과식물이나 무름병에 걸리지 않는 저항성을 가진 품종으로 돌려짓기를 해야 합니다. 또한 곤충의 유충에 의한 상처를 통하여 세균이 침입하여 무름병이 발생하는 예가 많습니다. 따라서 곤충을 유인하는 미숙퇴비를 사용..
가을이 되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지만 오후가 되면 가을의 청명한 하늘에 햇빛이 제법 따갑다 못해 덥습니다. 여름에 입었던 반팔 옷을 넣고 긴팔 옷을 꺼내 입습니다. 진단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고추가 발길이 뜸하더니 이제 김장채소인 무가 찾아 들어옵니다. 무가 이상하다고 전화가 와서 무 포장에 나가 봅니다. 군데군데 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진단실로 데려와서 무 속사정을 들어보기로 합니다. 무 속이 다 썩어 있네요. ㅠ.ㅠ 세균을 키우는 LB배지에 도말해 봅니다. Erwina carotovora 또는 Pectobacterium carotovorum으로 불리는 무 무름병으로 진단합니다. 무름병징은 처음에 작은 수침상의 병반에서 시작하여 빠른 속도로 커지고 깊어집니다. 포장에서 뿌리 채소작물이 감염되었을..